World Bell Collection 4th Story
Bells in Our Lives
종 (鐘, Bell)은 각 나라의 언어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어 진다.
즉 종(鐘), 큰 방울(鐸), 작은 방울(鈴), 영어 Bell, 독일어 Glocke, 스페인어 Campana, 에스페란토 Sonoriloj, 네덜란 드어 Luidklokken, 러시아어 Колокола, 프랑스어 Cloche 등으로 불리어 진다.
종과 방울은 거의 동일한 역사를 가지며, 초기에는 식물의 열매를 원형으로 하여 흙이나 나무 등을 이용하여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초기의 종은 전반적으로 소형으로 꼭대기에 붙은 꼭지를 쥐고 흔들어서 소리를 내는 방울과 끈이 달려서 의복에 매 달거나 끈으로 연결해서
사람의 허리나 가축의 목 등에 매달아서 사용된 것으로 대별된다.
종의 재료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동아시아 및 서아시아에서는 청동, 고대 이집트 및 서아시아에서는 가끔 철을 단조한 종이 만들어졌다.
종의 모양은 개방 부분이 원형인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가끔 타원형, 사각형, 육각형 또는 팔각형 외에 특수한 예로서는 양단이 뾰족한 타원형도 있다.
꽃의 형태를 취하거나 동물 등의 상징적인 장식을 한 종들도 적지 않으며,
동아시아의 경(磬), 운판(雲板)이나 이탈리아의 볼로냐 지방의 기원전 10~기원전 6세기의 청동제품과 같은 판상의 종도 있다.
종의 기원은 미신이나 종교에 있다고 믿어진다. 고대 중국 3황5제의 황제(黃帝)시대나 잉카 문명에서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기 위하여 종을 울렸다고 하며,
성서에서는 출애굽기 28장 33-34 절에 대제사장의 제복 깃에 황금 종을 달아서, 성전을 출입할 때 마다 종을 울림으로서 악령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자 하였다고 전한다.
중국의 은(殷)나라, 주(周)나라의 유물에서도 여러 종류의 종이 발견되었다. 중앙아시아의 종은 유목민족의 생활에 맞는 소형의 것이 이용되었으며,
서아시아에서는 기원전 1,000년경부터 방울이 제례에 이용되었고 오래 전부터 소형의 종을 동물에게 매달았다고 한다.
페르시아의 루리스탄(Luristan) 지방에서 발견된 청동기 문물 유적에는 많은 청동종들이 포함되어있고,
여기서 전파된 것으로 추측되는 2,000년 이상이 된 로마시대 종들은 현재에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종은 전 세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으며 각각의 문명이나 나라에 따라서 뚜렷한 문화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으므로,
종을 둘러싼 전설도 많고 자연을 이기고자 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는 믿음을 주기도 한다.
서양의 종은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초기 기독교 시대부터 예배를 보기위하여 신도를 모을 때 종을 울렸다고 한다.
성당에 큰 종이 걸려 울리기 시작한 것은 서기 400년 이태리에서 시작하였는데, 성당의 종소리는 아침 미사나 저녁이 도래하였음을 알릴 때,
주민의 사망, 특별한 종교 제례가 있을 때, 화재가 났을 때, 지역의 중요한 뉴스를 알리기 위하여 울리기 시작하였고,
점차적으로 크리스마스, 신년, 세계대전의 종식, 위대한 사람의 사망을 알리기 위하여 종이 울리기 시작하였다.
인도의 경우 기원전 불교에서는 방울과 종이 널리 이용된 것 외에도 많은 풍탁(風鐸)이 사원이나 불탑에 매달려서 바람의 힘으로 장대한 울림이 만들어졌으며,
동방으로 전파되어 개방부가 원형인 종이 중국에서도 만들어졌다. 이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권에 전파되어 각 지역의 독특한 범종이 탄생했다.
종은 오랜 역사를 가진 타악기이기도 하다. 중국에서는 기원전 1,000년의 주대(周代)에 이미 조율된 종으로 악(종악)이 행하여졌고,
우리나라의 정악에도 편종이 중요하게 사용되어왔다. 중국의 종이 유럽의 벨(bell)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우리의 생활에서 종의 가장 기본적인 용도는 의식을 거행할 때에 중요한 시점을 알리거나, 일상의 행사나 기쁨, 경고, 슬픔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문명에서는 모양과 재료, 장식 등에 최고의 기술과 정성을 집약하여 종을 예술품으로 만들었으며, 종교에서는 종의 장식에 모두 상징적인 모티프를 사용했다.
종은 종교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애국의 상징과 전쟁기념물로도 귀중하게 여겨졌다. 유럽의 침략자들은 정복지 국민의 저항의 상징을 없애기 위하여
그 지역의 종을 신속히 제거하여 파괴하였고, 녹여 무기를 만드는 것으로 승리를 기념하기도 하였다.
주술적이나 종교적으로 이용되어왔던 종들은, 14세기 후반기부터 시작한 인간의 창조성을 존중하고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르네상스 운동 이후에
인간의 삶에 깊숙이 이용되기 시작하였다. 신이나 초자연적인 영혼과의 교통 뿐 만 아니라, 종소리는 일상생활에서 사람의 의도를 서로 알려주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가축이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하여 목에 방울이나 종을 걸어두기 시작하였는데,
남유럽의 발칸 반도나 터키에서는 각종 음고에 맞춘 종을 방목하는 가축의 목에 붙여서 자연스럽게 울리는 아름다운 울림을 즐기기 시작하였고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전체로 전파되었다. 또한 장식의 목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탁상이나 식탁에서 하인을 호출하는 작은 테이블 종들도 많이 만들어졌다.
이와 같이 근세에 접어들 시기에 알림의 목적으로 일상생활에 이용되고 있던 종은, 18세기 이후의 과학 발달에 즈음하여 새로운 발명품과 함께 진보하며
우리의 생활에 보다 다양하게 쓰이게 되었다.
이번 전시회에는 19세기부터 우리 생활에 사용되어온 다양한 종류의 종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축이 소개되기 전에 가정에서 댄스파티를 하거나 음악을 즐기기 위하여 만들어진 뮤직박스에 이용된 종,
시간을 알려주는 시계의 자명종, 전화기의 발명과 함께 시작 된 전화기 종, 손님이 방문하여 누르던 초인종이나 도둑의 침임을 방지하기 위한 대분 경보종,
자전거와 마차의 경 보종, 화재 경보용 대형 종, 어린이용 딸랑이 종, 움직이는 장난감에 소리를 가미하고자 제작된 장난감 종,
민속춤을 출 때 장식하기 위하여 부착하였던 종 등은 인간의 상상과 종의 의미를 융합한 생활 용품일 것이다.
미국이나 서구에서는 19세기부터는 다양한 종류의 종 제작기술에 대하여 특허권을 인정하였으므로 여기에 소개된 많은 종 들은
1,800년대부터 부여받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탁상시계의 자명종 소리, 자전거 종소리, 소의 워낭소리와 같이, 우리의 어린 시절부터 주변에서 함께 해왔던 생활 속의 종들의 다양한 모습을 음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2012년 이재태, 하정희 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