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1980
한국의 근대범종
Korean modern temple bell
조선시대 이후에 제작된 한국범종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급변하게 된다.
진천종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1920년대 이전시기의 범종과 이후의 범종은
전혀 다른 양식을 보이는데 일제가 문화통치를 하던 1920년대부터 1950년대에는 전형적인 일본종의 형태로 종이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쌍용의 용뉴와 가늘고 긴 모습의 종신, 가사무늬라고 부르는 대에 의해 종신이 구획되어 진 점과 좁은 천판, 찌찌노마(乳の間) 속의 많은 수의 종유(鍾乳),
두줄로 구획된 종대(鍾帶), 이케노마(池の間), 고마노쯔메(駒の爪)라 불리우는 두터운 연대(緣帶)가 표현되어 있어 일본 신도들에 의해 종이 제작되었거나
일본인 기술자들에 의해 종이 제작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일본종의 형태를 따르던 이 시기의 종들은 대부분 ‘南無阿彌陀佛’ 이라는 명문 외에
사찰명이나 제작시기에 대한 명문이 거의 없어 정확한 시대를 추측하기 힘들지만 소장유물의 변화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을 추정할 수 있다.
이후 한국종의 특징인 4개의 연곽과 36개의 연뢰가 다시 보이고 쌍용에서 단용의 형태로 바뀌는 시기는 대략 1960년대 이후로 추정된다.
1970년대에 제작된 종들은 대부분 성덕대왕신종을 모방하고 있어 한국종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도기적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20여점의 작품을 통해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정교한 밀랍주조기법을 사용하던
한국범종의 제작이 일본종의 제작기법인 사형주조기법으로 변화하여 50여 년간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후 고대종(古代鍾)을 모방하는 형태의 종들이 나타나는 과정은 전통기법을 찾고자 하는 匠人들의 노력과 땀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개관 6주년을 맞이하여 처음 소개되는 근대 범종들은 시대적 과도기를 거치면서 변화되는 한국범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