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땅 뒤집기 어릴적 보았던 만화나 영화에서 지구를 지키던 수많은 영웅들은 모두 멋지게 하늘을 날아다녔다.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 독수리 오형제까지도... 하늘을 날아야 영웅이 되는건 아닐테지만 멋진 망토를 휘날리며 날아다니던 그 모습은 어린 시절 모든 어린이들의 로망이었다. 빨간 보자기를 어깨에 두르고 주먹을 쥐면 하늘을 날 수 있다고 ... 물론 소녀들의 경우 반짝이는 팅커벨의 날개를 달고 싶어했지만 말이다. 바람에 날리는 멋진 망토와 천사의 날개가 없더라도 우리들은 한번쯤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갖고 살아간다. 이런 생각에서였을까? 작가 이점원의 ‘하늘의 꿈’ 작품 속 얼굴들은 양팔을 힘껏 벌리고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날고 있다. 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흥얼거리며 나오는 노랫말이 있다. “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날개가 달려있겠지 푸른 하늘위로 새처럼 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세상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이곳은 천국이겠지 우리 마음속이 욕심도 없어지고 얼마나 화목해질까…… 세상사람들이 모두가 천사라면 눈물은 사라져가고 우린 꿈을 꾸듯 언제나 행복하게 이리저리 날아갈 거야 …… 혜은이 _ 모두가 천사라면 중에서 ‘하늘, 땅 뒤집기’ 전시장 천정에는 이 아름다운 노랫말처럼 하늘을 날고 있는 나뭇가지 인형들이 저마다 각각의 표정을 짓고 하늘을 빼곡히 수놓고 있다. 형형색색의 천연안료로 조금의 멋을 내고 익살스러운 표정들만 더해졌을 뿐 자연이 만든 형태 그대로 ‘自然美’를 선보인다. 반면 ‘마우스 새’ 작품은 버려진 마우스에 컴퓨터 부품조각으로 옷을 입고 바닥에 고정되어 있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문명 속에서 탄생된 마우스 새는 무거운 폐기물 조각들을 몸에 붙인 채 무리 지어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붉은색 발을 가진 마우스 새의 모습은 오히려 이기적인 문명의 발달 속에서 황폐해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하늘, 땅 뒤집기’ 전시는 작가가 만들어 낸 상반된 이미지의 두 작품을 통해 현대문명과 자연의 부조화로 인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상황을 해학적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이 전시에서 전해주고자 하는 것은 경고의 메시지가 아니다. 그저 잠시 숨을 돌리고 멈춰 서서 하늘(자연)과 땅(문명)이 뒤집힌 것과 같은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